2017년을 돌아보며

2017년을 돌아보며

2017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우리 커플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몇몇 사건들을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1.뜻밖의 선물

내년 5월에 아들을 만날 예정이다. 솔직히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어느 날 아내의 컨디션이 계속 좋지 않아서 테스트를 해보니 뜻밖의 선물인 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이제 21주 차에 접어들고 있다. 태명은 ‘뎅이’다. 아이의 소식을 듣자마자 부모님이 참 복뎅이네라고 이야기를 해주셔서 자연스럽게 뎅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아이로 인해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뀌게 되었다.

2.코워킹 스페이스의 성과

우리가 운영하는 코워킹 스페이스인 하이브아레나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지난 3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그 공간을 통해서 정말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만났다. 특히 우리 공간을 이용하는 코워커들이 우리에게 자신들의 좋은 친구를 소개하고 그들과 인연이 만들어지는 좋은 경험을 했다. 많은 이들의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만 솔직히 너무 많아서 한분이라도 빼놓으면 도리어 누가 될까 걱정이다. 내년에 조금씩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식사를 가질 예정이다.

2016년에는 Forbes에도 등장했다. 그리고 Fastcompany에도 등장했다. 모두 한국의 코워킹 스페이스로서는 최초다. 그리고 다양한 테크 커뮤니티들과 협업하였다. Seoul Tech Society, 이상한 모임, 9XD, Elixir Meetup, Learn to code, Pyjog 등등과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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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코리빙 스페이스의 전환

아이가 생기면서 단기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우연히 기회가 맞물렸다. 3년간 코워킹 스페이스를 운영하면서 조금씩 번아웃 상태에 직면하고 있었고 수원에서 살던 집을 이사해야 하는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코워킹 스페이스를 운영하면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이 하나같이 좋은 숙소에서 머물고 싶다는 니즈를 공유해줘서 우리가 잘하는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래서 신길동에 작은 코리빙 스페이스를 만들었다.

1972년도에 지어진 단독주택을 우리 손으로 9월부터 하나씩 하니씩 바꿔가며 살고 있다. 현재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이 함께 살고 있다. 앞으로 이 집에서 더 많은 추억들이 쌓이길 기대한다.

4.어려움

3년간 선정릉역에서 코워킹 스페이스를 자력으로 운영하였다. 어떠한 외부의 도움 없이 우리 힘만으로 운영하였다. 좋은 인연도 많이 만났지만 한편 지치기도 하였다. 커뮤니티에 있어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는데 집중했지만 코워킹 스페이스 시장은 엄청나게 성장하였다. 특히 WeWork가 등장하면서 엄청나게 주목을 받고 사람들의 관심도 급성장하였으며 경쟁도 치열해졌다.

외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운영하다 보니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솔직히 3년간은 어떤 달은 유지였고 어떤 달은 적자였다. 대개가 적자였다. 사업을 그리 잘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번아웃이 찾아왔다. 그래도 자존심을 내려놓고 싶지는 않았다. 영화 ‘베테랑’을 보면 극 중에서 황정민의 대사가 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

우리의 목표는 우리 스스로 부트스트래핑 컴퍼니를 만드는 것이었다. 부트스트래핑 컴퍼니는 외부의 투자 유치 없이 자력으로 성장한 회사들을 이야기한다. 얼마나 멋진가? 미국에는 몇몇 스타트업들이 이 방식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 방식을 동경한다.

개인적으로 투자는 빚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내 돈도 아니고, 그리고 지분도 내어주어야 한다. 어떤 이들은 외부 투자를 잘 활용하면 좋다고 이야기하지만 내 생각에 최고의 시나리오는 투자 없이 성장하는 거다. 우리의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5.기대감

10월에 강남에서 신길동으로 이사를 하면서 우리 삶은 단순해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삼시세끼를 요리해먹고, 집의 일부를 아직도 계속 바꾸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게스트를 만나고 있다. 또한 선정릉에서 만나던 코워커 중 일부는 조금 더 가까운 관계가 되었다. 우리도 내년에 아들이 태어나지만 이미 아들 혹은 딸이 있는 친구들이 주변에 생겼다. 그들에게도 삶의 변화가 찾아왔고 가끔씩 만나 고민을 나누고 있다.

내년의 가장 큰 목표는 현재 살고 있는 이 집에서 모임을 꾸준히 여는 것이다. 언제든지 모여서 같이 밥을 먹고 가까운 미래인든, 먼 미래이든 고민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만나는 것이다. 약한 연결을 바탕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자극도 받을 수 있는 형태말이다.

그리고 코리빙 스페이스 운영을 병행하면서 프리랜서의 삶도 살 생각이다. 다만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일거리를 조금씩 만들어볼 생각이다. 언제든지 전세계 도시 중 원하는 장소에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지금 당장은 조금 여유를 가지고 쉬어가는 듯하지만 나, 그리고 내 가족, 더 나아가 주변 친구들의 삶에 집중하고 싶다. 흘러가는 시간을 잡지는 못하겠지만 그 시간 속에서 많은 행복을 찾고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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